지난달 말, 30대 장애인이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
에어컨도 없는 옥탑방에서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데, 발견됐을 땐 이미 숨진 지 수일이 지나 있었습니다.
여현교 기자가 보도합니다.
[리포트]
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골목길.
경찰차와 구급대가 잇따라 출동하고, 한참 뒤 들것을 옮깁니다.
한 주택 옥탑방에서 39살 김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달 29일.
김 씨는 뇌병변과 희귀질환을 앓던 장애인.
홀로 숨진 뒤 일주일 정도가 지난 뒤에야 밀린 월세를 받으러 찾아온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습니다.
[이웃 주민]
"몸도 그렇게 바람 불면 날아갈 것처럼 빼빼 말라 가지고 젊은 사람이 막걸리에다가 컵라면 먹고 그러니까…."
지난 2016년부터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살아왔지만, 월세를 내고 나면 생계를 이어가기가 빠듯했습니다.
올 여름 기록적 폭염도 에어컨도 없는 옥탑방에서 나야만 했습니다.
[마트 관계자]
"하도 답답하니까 좀 어떻게 (여기서 일하게) 해달라고. 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있어요. 정부에서 주는 거로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거야."
김 씨는 정부로부터 '근로능력 없음' 판정을 받아 장애인 일자리 연계 사업에서도 배제됐고, '장애인복지관' 이용 안내도 받지 못했습니다.
[서울 서대문구 관계자]
"관내에 장애인분들이 2만 6천 명 정도 되는데. 그분들이 다 복지관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고…."
지침상 담당 공무원이 한달에 한번 방문해야하는 모니터링 대상자였지만 지자체 재량으로 방문 횟수를 일년에 두 번으로 정했고,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해 올 상반기에는 방문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.
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김 씨가 센터에 서류를 제출하러 왔을 때 만났다고 밝혔습니다.
채널A 여현교입니다.
1way@donga.com
영상취재: 추진엽
영상편집: 이태희